천년여우 - 곤 사토시

'천년여우'는 '퍼펙트 블루'로 유명한 곤 사토시의 작품입니다.
이사람 작품이 모두 그렇듯 독특한 구성과 모호한 컷구분등으로 관객을 절로
화면속으로 빠지게 하죠.

'천년여우'는 전설적인 여배우인 '후지와라 치요꼬'의 삶과 영화를
'타찌바나 겐야'의 인터뷰를 통해 펼쳐놓는 내용입니다.
'후지와라 치요꼬'는 여학생시절에 우연히 한 반체제인사를 돕게되고
그후 도망자인 그가 남긴 열쇠를 가지고 그를 찾아다니게 되죠.
그것을 위해 그녀는 여배우의 길을 택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가장 독특한 점은 이런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후지와라 치요꼬의 삶'과 '후지와라 치요꼬의 영화'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어느것이 그녀의 삶이고 어느것이 그녀의 영화인지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게 하면서 말이죠.
이런 경계의 모호함 때문에 관객은 저절로 이 영화에 집중할수
밖에 없습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지금자신이 보는것이
그녀의 삶의 이야기인지 그녀의 영화이야기인지 알수 없으니깐요.

게다가 감독은 그녀의 삶과 영화를 꼭 나누지도 않았습니다.
여배우로써의 그녀의 삶 자체가 영화가 될수도 있겠죠.
뭐 그런것이 아니더라도 이런 영화와 삶의 교차점을 모호하게 함으로써
천년에 걸친 사랑과 운명을 위화감 없이 엮어가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분되지 않는 영화와 삶이라는 두 테마를 통해
관객은 보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폭넓은 해석이 가능하게 됩니다.
관객 하나하나가 같은 장면을 삶이라고 보느냐 영화라고 보느냐에 따라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해석은 많이 달라질테니깐요.

이 애니메이션에서 또하나 주목해야 할것은 '후지와라 치요꼬' 그녀 자체입니다.
원래 '곤 사토시'감독은 '퍼펙트 블루'에서 '자아'라는 것에 대해 깊은
성찰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남자를 찾는 그녀의 삶과 또 그녀가 찍은 영화를 통해
'후지와라 치요꼬'가 어떤 인물인가를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묻고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담하게도 현실의 인물이 과거의 그녀공간에 그대로 들어간다던지
카메라를 들고 그녀를 계속 관찰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서 관객들은 그녀의 모습을 삶과 영화에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살피게 되고
그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감독은 맨 마지막에 그 해답을 관객에게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감독의 답일뿐 관객의 답은 아니죠.
이 애니메이션은 관객의 해석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답을 생각해 보는게 큰 재미죠.

써놓고 보니 좀 철학적인 작품 같지만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봐도 매우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감독의 상상력이나 연출력등이 매우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죠.
보고나면 절대 후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by Bluer | 2007/05/10 21:22 | 애니메이션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Commented by dcdc at 2007/05/10 21:24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
Commented by Bluer at 2007/05/14 22:36
정말 대단하죠. 애니메이션은 역시 상상력이에요!
Commented by ArborDay at 2007/11/08 18:07
[퍼펙트 블루]가 막 연기자의 삶을 시작한 그래서 자아정체성이 흔들리는 여자에게 일어난 이야기였다면, [천년여우]는 영화가 곧 삶인 여자의 이야기죠. 영화와 현실의 구별이 딱히 의미가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천년여우]의 연출에도 감동먹었는데, [망상대리인]에서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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